베르나르 베르베르 "내 소설은 불교적…삶도 승려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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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효씨 작성일24-06-26 13:33 조회467회 댓글0건본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원주 북토크
'개미' 한국 출간 30주년 기념
뮤지엄 산·소금산 다리 등 방문
환생 소재 신작 '꿀벌의…' 소개
"사후세계·전생·영성에 관심
16세부터 매일 단편 1편씩 써"
"소설가라는 직업을 오래 이어왔지만 항상 행복합니다"
원주 복합문화공간 유알컬쳐파크에서 진행된 북토크 현장에서 베르베르는 즉흥적인 새소리 흉내와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는 등 자유로운 모습으로 독자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이어 신작 장편소설 '꿀벌의 예언'을 소개했다. 2053년 황폐해진 지구에서 시작되는 작품이다.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져 기온은 43도가 넘고, 전 세계 인구는 150억 명에 달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다. 꿀벌이 사라지자 식량난으로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주인공 르네는 전생체험을 통한 시간여행으로 꿀벌을 되살리는 모험에 나선다.
이 작품에 대해 베르베르는 "꿀벌과 환생, 프랑스 기사단을 다룬 내용이다. 죽음 이후에 대한 나의 관심이기도 하다"며 "꿀벌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2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나는 꿀벌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베르베르는 동양에 특히 관심이 많은 작가다. 스스로도 소설가의 일이 '승려'와 비슷하다고도 고백한다. 그는 "죽음 이후에 무언가 있을 확률은 반반이다. 내가 소설에 담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기도 한다. 그것이 실제로 펼쳐진다면 실망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소설의 세계관은 불교적으로 이해하면 편하실 것이다. 태어나서 삶을 살다 죽고, 다시 태어나서 죽고를 무한 반복한다. 소설 속 주인공도 최면술사"라고 강조했다. 또 "최면을 통한 시간여행은 소설에 담기에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덧붙였다.
소설가가 되기 전 프랑스 신문사에서 과학기자로 일했던 베르나르는 최면을 통한 전생체험 공연을 열 정도로 영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는 "파리에서 공연을 열면 실제로 최면에 걸린 관객이 70%정도다. 티켓 가격이 비쌀수록 성공률이 높은데, 그만큼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베르베르는 "전생체험을 시작하면 내 자신이 어떤 대륙 어떤 시대에 와 있는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정신을 차리면 숲속 또는 길가, 어떤 나라에 와 있는지 모른다"며 "마치 영화를 중간에서 시작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개미'를 필두로 한 베르베르의 작품들은 한국에서 30년간 총 30종 57권이 출간됐다. 전 세계에서 3500만부가 팔렸으며 이 가운데 1000만부 가량이 한국에서 판매될 만큼 국내 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날에도 베르베르의 저서를 여러권 읽은 11세 학생부터 프랑스어로 질문하는 독자까지, 관심이 쏟아졌다. 소설 '개미'에서 개미 공동체가 종교를 두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동물은 인간 밖에 없는 것 같다"며 "개미들은 굉장히 공동체적이고 존재론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에게 소설가라는 직업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정말 사랑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 때 가장 행복하다. 나 혼자 여행왔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심지어 일로 왔기 때문에 비행기표 값도 안냈다.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휴가를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마도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휴가는 당분간 없을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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